라이프로그


2011년 12월 어느때쯤의 비망록

요즈음의 기분을 잊으면 다시금 돌아올 것 같아서 다시 돌아오지 말라는 이정표 겸,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내 모습은 어떤지

나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오랫동안 잡지 않았던 키보드를, 그리고 죽은 자의 무덤을 다시금 들춰낸다.

현실에 대해서 도피하고 있다. 이건 도피라고 부르는 게 좋을까 아니면 그냥 잊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게 좋을까.

현실이 나를 잊었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없는 사람인 듯.

불현듯 잊혀진 기억은 궤도를 타고, 다시금 나에게 돌아온다. 그것이 어떤 현상이든 무엇을 의미하든

오로지 나에게만 주어지는 의미로서의 일회성만이 나를 움직인다.

편의점 앞에 뛰쳐들어가던 30대 아줌마를 붙잡던 아저씨의 모습에서 나름대로 고생하던 옛 모습이 떠올랐다.

난 단 한번도 내 삶에 진지해본 적이 없다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이제 어디서부터 어떻게 진지해져야 할까.

아주 불행히도, 혹은 아주 불현듯이 떠오르는 생각은

빌어먹을 스물다섯살에 생전 처음 하는 걸 시도할만큼 나는 그렇게 용감하지도 욕심이 많지도 않다는 것이다.

조화와 평등을 추구해왔던걸까. 아니면 나는 그들이 단지 그런 길을 가지 않기 때문에 내가 그 길을 가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그 길을 아무도 가지 않기 때문에, 그 조화와 평등을 위해서 조화와 평등의 길을 갔던걸까.

결국 첫번째 소리와 세번째 소리는 같은 이야기다.

내 이상이 너무 거대해서 그리고 추상적이어서 지금의 나로서는 그 이상에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로드맵조차

생기지 않는다. 나는 원래 꿈이 없었고 지금은 그 꿈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알아차려진 빌어먹을 기간이다.

꿈이 없음을 자각했으면 꿈을 찾으면 될까. 그게 쉬울리 없지.

그래도 난 비평을 하고 싶었잖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었지만.

비평가를 꿈꾸는 내가 되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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